이번 광장르엣지 주에는 가출 청소년들의 삼을 담은 《경우 없는 세계》, 인간들의 모든 비밀을 꿰뚫고 있는 문어와 야간 청소부 할머니의 따뜻한 소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따뜻한 마음이 공존하는 SF 성장소설 《고고의 구멍》, 성소수자 코미디언의 에세이 《차이에서 배워라》, 43에서 패배 후 일본으로 간 남자의 삶을 다룬 《바다 밑에서》(문학), 한국 장애 인권 운동사를 담은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 감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추적하는 《감정의 역사》, 100가지 동물과 인류사의 관계를 들려주는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2천여 년 동안의 책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긴 《갈대 속의 영원》, 자폐가 아닌 사람들에게 자폐로 살아가는 느낌을 전하는 《우리는 물속에 산다》, 인간의 이타적 행동 속에 존재하는 일정한 규칙을 찾아가는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 대화에 담긴 문해력을 이야기하는 《감정 문해력 수업》(인문/사회), 표류하는 미국과 허물어지는 세계 질서에 관한 《표류하는 세계》, 신상품을 팔기 위해 ‘네트워크의 힘’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콜드 스타트》(경제/경영), 생명의 중추 기관인 심장을 설명하는 《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비유럽의 과학사를 조명하는 《과학의 반쪽사》(과학), 불안과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별은 깊은 밤의 눈동자》, 삶의 마지막을 앞둔 할머니와 생명력을 돌려주고 싶은 아이의 사랑을 그린 《할머니의 뜰에서》(어린이) 등이 출간되었다. [문학]홈 스위트 홈 (이소호 | 문학과지성사)2014년 「현대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제3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소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가족=안전’이라는 환상을 깨는 직설과 용기 등을 담은 총 48편의 시를 묶었다.여성 주체의 역사적 고통을 더듬으며 현실의 탈출구를 모색하는 이소호의 시 세계는 성차별, 약자 혐오 등 가부장제 사회의 어두운 잔재를 거침없이 노출하며 동시대의 윤리 회복을 호소한다. 가족 내 폭력과 억압의 흔적은 곳곳에 있다. 가정의 불행은 삶에서 체험하게 되는 그 어떤 성격의 사회집단과도 구별되는 극도의 좌절감과 무력감을 안긴다.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인신공격과 수시로 내려지는 ‘선고’는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정서적 분리가 어려운 만큼 만성적인 ‘나의 잘못’, 즉 죄의식을 낳는다. “나는 내 잘못을 모르겠”지만 “납작 엎드려 사는 법밖에”(「컴백홈」) 모른 채 공허-공백을 채울 무언가를 끝없이 갈구하는 상태를 지속한다.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 창비)“문학이 갖추어야 할 진실에 한발 다가선 작품” “담대한 소설적 기량” 등의 찬사를 받으며 창비청소년문학상,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백온유의 세 번째 소설이다.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난 거리의 아이들에 주목해 위태로운 생존과 성장의 서사를 심도 있게 풀어낸다.어른이 되어서도 10대 시절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인수’는 우연히 만난 가출청소년을 돌보며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인수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과거 ‘가출팸’ 시절의 이야기는 정교한 내면 묘사와 생생한 에피소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통해 다채롭고도 흡인력 있게 펼쳐진다.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에 지쳐 충동적으로 집을 뛰쳐나온 인수는 PC방에서 동갑내기 가출청소년 ‘성연’과 얽힌다. 첫 만남 때부터 남의 지갑을 훔치던 성연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행동력으로 인수를 챙겨주며 둘은 함께 가출생활을 이어간다. 생필품을 훔치고 화장실에서 자다가 쫓겨나는 고달픈 나날을 보내는 이들에게 보육원에서 도망쳐 나온 ‘경우’가 합류하고, 인수와 성연, 경우는 집 나온 아이들이 드나드는 반지하방 ‘우리집’에 정착한다. 경우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딜 가도 “구김살 없”이 구는 선하고 착실한 소년이다. 소설은 경우를 무한히 신뢰하고 경우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과 그런 경우의 올곧음을 깎아내리고 밀어내고 싶은 인수의 이중적인 마음을 날카롭게 포착한다.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Remarkably bright creatures | 미디어창비)인간들의 모든 비밀을 꿰뚫고 있는 문어와 야간 청소부 할머니가 만드는 따뜻한 기적을 담은 소설이다. 셸비 반 펠트는 자유를 갈망하는 시한부 문어 마셀러스의 목소리를 빌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존재의 우정을 그렸다.오래된 아쿠아리움에는 지능이 높고 위장에 능할 뿐 아니라 글도 읽을 줄 아는 문어 마셀러스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는 70세 야간 청소부 할머니 토바가 일하고 있다. 어느 날 토바는 어찌 된 일인지 수조 밖에서 온몸이 전선 더미에 뒤엉켜 꼼짝하지 못하는 문어를 발견한다. 토바가 그를 구조하면서 둘에게 특별한 우정이 싹튼다. 문어 마셀러스는 토바 할머니가 바닷속 깊이 묻어둔 남모를 아픈 사연을 알게 되면서 이 친구를 위해 어떤 비밀을 밝혀내기로 한다. 바다생물과 인간의 우정, 마을 공동체의 끈끈한 유대감,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들을 담았다.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김수민 | 한겨레출판)주어진 길만을 따라가지 않고 매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되물어온 솔직한 삶의 모험가인 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의 첫 번째 에세이다. 저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최연소 아나운서’로 SBS에 입사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아나운서 생활 3년 만의 퇴사와 결혼 발표로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우리는 도망이 간절해지는, 크고 작은 좌절의 순간에도 내면의 감정에 귀 기울이기보다 다른 이의 기대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애쓰고 감내한다. 그런 우리에게 “막다른 길 앞에선 용기 내어 자기 자신을 위해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용기를 심어준다. 또. ‘도망은 비겁한 광장르엣지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행동이며 자신 역시 기꺼이 실패하고 도망쳤기 때문에 조금씩 원하는 삶의 궤도를 찾을 수 있었다’는 솔직한 고백은, 실패에 대한 마음속 두려움을 깨뜨릴 뿐 아니라 틀에 박힌 성공만을 인정하는 사회의 경직된 잣대를 비튼다.고고의 구멍 (현호정 | 허블)상실에 의한 서늘한 마음과 상실을 회복시키고 싶은 따뜻한 마음이 공존하는 SF 성장소설이다. 행성 ‘망울’의 한 마을엔 쌍둥이만 살 수 있다. 홀로 태어난 ‘고고’가 추방될 상황에 놓였다가 혼자 태어난 ‘노노’와 짝을 이루며 마을에 남는다. 노노가 마을을 떠나자 마을 밖으로 쫓겨난 고고는 가슴에 생긴 구멍 때문에 먹을 수도 없어 죽어간다.신을 환영하지 않는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데 애쓰는 대신, 버림받은 자신의 마음에서 상실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신을 버린 세계도, 자신을 떠난 사랑도, 그렇게 상처 입은 자기 자신도 확연히 볼 수 있게끔 구멍을 내었다. 상실의 순간에서 상실감에 빠져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상실의 구멍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사랑을 품었던 가슴에 구멍을 품었다. 상처 입은 가슴을 무언가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현호정의 성장은 상실의 자리에 구멍을 낸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1미터는 없어 (양지예 | 문학동네)202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예 작가 양지예가 도량형과 측정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제28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그녀’는 미얀마에서 실종된다. ‘나’는 ‘측량의 천재’라 불리었던 ‘그녀’의 실종에 얽힌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그녀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측량하고 통제하여 획정할 수 있는 것 너머의 세계로 나아간다. ‘그녀’의 천재성은 초등학교 2학년 때 ‘5센티미터 길이의 선분을 그어보세요’라는 산수 문제를 두고 자의 눈금은 가늘지만 분명히 두께가 있다는 점을 고민하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그렇게 성장한 그녀는 ‘찌그러지지 않는 버거’를 개발해 백만장자가 됐다. 실종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자 여러 사람들에 관한 의혹은 자연스레 물밑으로 가라앉는 듯 보인다. 시간이 흘러 그녀의 업적을 기리는 박물관이 건립되고, 과거 그녀의 후원을 받아 에베레스트에 오른 것을 인연으로 ‘나’는 관장직을 제안받는다. 어느 날 국정원 요원이 찾아와 그녀의 일기 열람을 요청한다. 측량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이던 소설은 자꾸만 ‘유령’ 앞에서 멈춰 선다. 그녀가 실종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는 바로 “유령을 남겨두어야 한다”였다. 수학 소설의 유형으로 수학의 이해가 있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차이에서 배워라 (해나 개즈비 | 창비)에미상과 피바디상 수상 기록을 지닌 스탠드업 코미디언 스타인 해나 개즈비의 에세이다. 저자는 다양성을 억압하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신랄한 코미디를 선보이게 된 과정을 회고한다. 개즈비는 자폐, ADHD 진단을 받은 신경다양인이자 젠더퀴어이다. 젠더 정치, 대중문화, 서양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로지르며 웃음의 정치성과 분노의 용법에 대한 치열한 성찰도 담았다.자폐와 ADHD라고 진단받고 이를 인정하자 신경다양인으로서 자기만의 서사를 만들 수 있겠다는 돌파구를 발견한다. 이때 미술사는 개즈비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었다. 그는 온갖 미술사 책을 섭렵하며 남성 중심적 시선을 극복하고 트라우마를 엮어내 자기 인생을 재구성할 실마리를 얻는다. 10년 넘게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코미디 페스티벌의 대세로 활약하며 배우, 시나리오 작가, 방송인으로 활약하다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희생양 삼아 대중을 웃기는 기존의 코미디 문법을 답습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코미디를 선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해저도시 타코야키 (김청귤 | 래빗홀)기후 변화로 인해 육지가 모두 바다로 덮인 지구에서 생존을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간 인류의 이야기를 여섯 편의 연작으로 묶은 판타지 소설이다. 총 6편의 단편소설이 묶인 이번 연작은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가 모두 녹고 육지가 사라져가는 지구에서 생존을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간 인류의 이야기를 담는다.전염병이 돌고 각박해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우애를 나누는 인물들을 보여준다. 맨 앞에 위치한 《불가사리》에서 식량난과 전염병에 시달리는 시기가 제시된다면, 그다음 단계로 배 위에서 생활하며 떠도는 인간과 물속에 적응한 신인류가 등장하고(《바다와 함께 춤을》《파라다이스》), 이후 해저도시를 건설해 파편적으로 생존하는 형태가 정착되었다가(《해저도시 배달부》 《해저도시 타코야키》), 마침내 물속의 신인류만이 남아 세계의 회복을 희원하는 시절(《산호 트리》)로 이어진다.작은 신 (김개미 | 문학동네)생의 아픔들을 감각적 이미지와 위트로 시화하는 시인 김개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어이없는 놈》 《레고 나라의 여왕》 《커다란 빵 생각》 등 여러 동시집을 펴내기도 했으며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권태응문학상을 수상했다. 동시를 쓸 때의 김개미와 시를 쓸 때의 김개미는 근본적으로 같은 시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순수하고 천진하게 현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눈.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은/ 내 생각이 아니죠”(「파랑의 감각」)의 말처럼 사회적 정의나 편견을 지우고 있는 그대로, 자신만의 시선으로 투명하게 세계를 응시하는 눈. 그러나 동시가 아닌 ‘시’를 쓸 때는 그의 시선이 인간 개개인의 삶에 어쩔 수 없이 산재하고 있는 내면의 고통을 향한다는 점만이 다르다.고통을 다루면서도 명랑함을 잃지 않는다. “무서운 곳에서도 나는 낙천적일 거예요”(「버드나무 그림자가 떨리는 손으로 미친듯이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라는 문장은 그의 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다. “우리는 자기 목숨을 가지고도 광장르엣지 농담을 했다/ 죽고 싶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농담은 통쾌하니까”(「수국이 창문을 들이받으므로」)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 삶의 고통을 대하는 그의 시어들은 우리에게 어떤 통쾌함을 선사한다.바다 밑에서 (김석범 | 도서출판 길)재일 조선인 작가 김석범이 4·3을 다룬 유일한 대하소설인 《화산도》(1997)를 이어 마무리하는 소설이다. 《화산도》는 1976년 연재를 시작해 단행본으로 펴내기까지 20년가량 투신했던 작품이다.1948~49년 제주 4·3 항쟁과 친일파 처단이라는 문제를 지주로 삼았던 《화산도》에 이어, 《바다 밑에서》는 항쟁의 패배 후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일본으로 도망한 남승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고문이 남긴 상처와 학살의 기억, 혼자 도망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를 통해, 작가는 4·3의 진실과 그 현장에서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리고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도리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고 있던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남승지라는 재일 조선인 청년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캐묻는다.[인문/사회]이규식의 세상 속으로 (이규식 | 후마니타스)대표적인 ‘장애인 투사’의 일상과 인생을 통해 바라본 한국 장애 인권 운동사를 담은 책이다. 장애인 집회에 빠지지 않는 중증뇌병변 장애를 가진 이규식은 매일 그의 일상을 기록해왔다.그는 손을 거의 쓰지 못한다. 왼손만 간신히 움직여 전동 휠체어의 기어를 조작하고 숟가락을 들거나 한다. 혼자 자판을 두드려 가며 책을 집필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온통 채워진 일과를 보내는 틈틈이 컴퓨터에 자서전 폴더를 만들어 자료를 모으고 원고를 끄적여 왔다. 기억이 더 달아나기 전에 지나온 삶을 기록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싸움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말 한마디를 뱉으려면 힘을 짜내야 하는 언어장애가 있는 그에게, 여러 이유로 말하기보다 듣기를 선택해 온 그에게, 말보다는 몸으로 운동해 온 그에게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 일은 평생 거의 없다시피 했다. 책을 쓴다는 건 그에게 낯설고 고단한 작업이었다.같이 가면 길이 된다 (이상헌 | 생각의힘)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인 저자가 노동 위기의 해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경기장에 갇힌 사자처럼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이 나라’의 일하는 삶을 구석구석 돌아본다.경제성장이라는 거대한 게임 속에서 노동자들은 박봉, 과로, 해고라는 형벌을 받는다. 심한 경우에 그들은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에서도 위험과 차별을 짊어졌던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덮치자 더욱 극심한 역할을 떠안아야 했다. 저자는 여전히 원형 경기장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에게 다시 한번 얼얼하게 아프면서도 살뜰한 통찰을 건넨다. ‘일하는 삶’과 ‘회복하는 사회’에 관한 섬세히 떨리는 희망의 문장이 우리를 찾는다. 연대와 회복의 길로 나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감정의 역사 (김학이 | 푸른역사)동아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감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추적하는 책이다. 독일의 근현대사를 통해 이를 분석하는데, 그는 “감정이 도덕공동체 구축의 핵심 기제였고, 그리하여 감정은 근본적으로 언제나 도덕감정이었다”고 이야기한다.19세기에 들어서면서 감정은 “생산 자원”이 됐다. 공포는 지배와 동원을 도와주지만 동시에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생산성을 낮춘다는 데 착안해 ‘독일 기술노동교육연구소(딘타)’와 그 후신인 ‘노동전선’과 대표적 이데올로그인 아른홀트의 활동을 통해 나치가 어떻게 새로운 노동담론을 제시했는지 분석하고는 산업합리화에 의해 개별화된 노동자들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그러면서 1938년이면 독일 국민의 3분의 2가 어디든 나치 기구의 하나에 속했고, 노동전선 주도하에 각종 여가활동 및 문화행사 참여에 ‘배려’를 했음에도 독일인들이 히틀러에 대한 열광 뒤에 차분함을 감추고 있었다고 해석한다. 1950년대 중반 독일에서 매년 100여 회의 마녀재판이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이는 전쟁 중 전전긍긍했던 삶의 기억을 누르고 모르는 척 평범하게 인사하지만, 인사를 건넨 그 사람이 ‘악한 힘’일 수도 있는” 첨예한 감정적 긴장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한다.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사이먼 반즈 | 현대지성)영국 《더 타임스》 수석 기자 출신 작가가 100가지 동물과 인류사의 관계를 들려주는 책이다.‘인간’ 중심적인 역사에서 벗어나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100가지 동물을 엄선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시조새부터 바퀴벌레와 지렁이에 이르기까지 다루며 “동물 세계사 백과사전”이라 고 할 수 있다.미국으로 들어간 유럽인들은 버펄로가 없어져야 인디언도 없어질 것이라며 인디언 식량, 옷감, 집이었던 버펄로를 무자비하게 살상했다. 1870년대 절정기에는 매일 5000마리의 버펄로가 살육당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뒤늦게 버펄로 개체수 늘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국립공원에서 보호하고 있다. 바퀴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미움받는 동물 중 하나다. 사실 바퀴벌레가 인간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이토록 격렬히 싫어하는 이유는 바퀴벌레가 만연한 현상 자체가 인간의 실패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벼룩은 피부의 각질과 분변을 먹이로 삼으며 빽빽한 털 속에 숨어 산다. 인간이 털이 없는 쪽으로 진화한 것은 이 벼룩을 이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소개되는 동물 중 상당수는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 있던 참새조차 ‘영국 보전우려목록’에 올라 있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도 올랐다.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 (델핀 파팽 | 서해문집)프랑스 《르몽드》의 저널리스트 및 전문위원들이 러시아를 지정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이자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자원 대국, 세계 제2의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의 과거-현재-미래를 150개의 지도와 인포그래픽, 광장르엣지 해설로 설명한다.철의 장막 붕괴와 소련 영토의 해체, 황금알을 낳는 석유와 천연가스, 나토와 러시아의 70년간의 대치, 아시아 및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 푸틴이 일으킨 전쟁들, 우크라이나 전쟁 등 50여 개의 뜨거운 주제를 다루며 러시아가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와 위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소련의 붕괴 이후 30년간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축소되고 인구 위기와 경제 위기로 휘청했지만, 현재는 강력한 화력과 식량, 석유라는 무기를 들고 다시 영향력을 넓히려 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런 행보는 미국에 대외 정책의 불신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미국의 신뢰도를 깎아 먹었을 뿐만 아니라, 강자가 진실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낸다는 확신을 러시아에 심어주었다. 푸틴은 그 깨달음을 바로 옮기지 않고 국내 기반을 다지면서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갈대 속의 영원 (이레네 바예호 | 반비)스페인의 문헌학자이자 작가인 이레네 바예호가 2천여 년의 세월을 넘나들면서 책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온 세상의 책을 전부 모으기 위해 말을 타고 누비는 책 사냥꾼들의 이야기, 절대적이고 완벽한 도서관을 만들고자 한 왕의 이야기. 바예호는 이들의 인내와 극기심과 추적의 아드레날린에 올라타 “폭력적이고 격렬한 고대 유럽의 길을 따라 책을 찾는 이들의 피부 속으로” 들어간다.기원전 3세기, 이집트 파라오들은 책 사냥꾼을 세계 곳곳에 보내 책을 수집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는 여러 나라에 사신을 보냈다. 그는 편지를 시인, 작가, 웅변가, 철학자, 의사, 예언자, 역사가가 쓴 책을 아우르는 모든 작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세계 최초의 도서관이 만들어졌다. 이 외에 수레에 책을 싣고 시장과 객줏집에 자리를 잡은 이동서점 상인들, 사서들의 아버지이자 최초의 분류법을 고안한 칼리마코스, 보물과 장신구보다 책을 더 좋아했던 클레오파트라 여왕, 금서를 은밀히 필사해 보존한 이교도들, 서점 장사를 통해 혁명자금을 댄 마오쩌둥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책 관련 이야기를 담았다.4·3, 194703 (허호준 | 혜화1117)제주 4·3사건을 폭넓게 조명하는 책이다. 제목은 낯선 숫자의 조합이다. 4·3의 첫날과 마지막 날짜다. 올레길 등에 남아있는 4·3의 흔적들, 봉기 기점이 된 47년 3월 1일 관덕정 목격자들, 하루 최대 희생자를 낸 북촌리 이야기 등을 담았다.1947년 3월 1일 오후 2시 45분, 제주도 관덕정 광장에서 38발의 총성이 울렸다. 경찰이 쏜 총에 6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 직전,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채여 넘어졌다. 그냥 지나치려는 경찰을 향해 사람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인근 제주북국민학교에서 제28주년 3·1절 제주도 기념대회에 참석했떤 이들이 이곳에 모여 대회를 치르고 관덕정 앞 광장까지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 분노한 민심은 곧바로 타올랐다. 3월 10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제주도 전역에서 총파업이 일어났다. 3월 1일 발포자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군정은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이어진 것은 공포와 테러였다. 새로 임명된 도지사는 극우주의자였으며, 그를 위시한 우익 단체들이 제주도 곳곳을 활보하며 도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거와 고문을 일삼았다.우리는 물속에 산다 (요코미치 마코토 | 글항아리)마흔 살에 자폐를 진단받은 대학교수가 문학적 표현과 문화인류학적 인식 도구를 활용해 자폐가 아닌 사람들에게 자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2019년 주의력결핍장애(ADHD) 진단을 받고, 더해서 해리성 자폐스펙트럼장애(ASD)까지 앓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항상 현실이 꿈에 침식당하는 듯한 상태” 속에 있었던 이유였던 셈이다.하루 종일 “감각의 홍수” 상태에 있게 되며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기 앞에 아무것도 놓이지 않는 자연 상태, 즉 “바다, 옥상 위, 절벽 위”를 찾아다니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해리형 ASD는 가면을 쓴 인격으로서 ‘상상 속 친구’를 갖게 되고 “민낯이 드러나지 않는 가면을 쓰고 베일을 둘러 완전히 변신한 코스튬 플레이어 같은 존재”를 매일매일 체현한다. 저자는 ‘시처럼’ ‘논문적인’ ‘소설풍의’라는 세 가지 형식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나라는 사람의 체험적 세계를 전달한다. 저자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은 그 자체로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단지 다른 발달 특성을 갖고 있을 뿐이며, 그것이 ‘정상인’의 속도로 만들어진 사회 환경과 마찰을 일으켜 ‘장애인’으로 분류될 따름이라고 이야기한다.오십이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 (이관호 | 온더페이지)50대를 위한 철학의 편집자를 자처한 저자는 중년이라면 한 번쯤 할 법한 고민을 동·서양철학, 심리학, 문학을 통해 50대의 행복론을 펼치는 책이다. 철학에서는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심리학에서는 프로이트와 아들러를, 문학에서는 카잔차키스와 헤밍웨이를 인용했다.1장과 2장에서는 중년이라면 익숙해져야 할 ‘고독’이라는 순간과 되찾아야 할 ‘자존감’을 이야기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방법을 전한다. 3장과 4장에서는 기쁨의 정서를 주는 모든 일을 긍정했던 스피노자처럼 중년이 추구해야 할 감정을 제시하고, 이 감정을 토대로 새로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 받아들여야 할 변화를 이야기한다. 5장과 6장에서는 50대도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맑은 정신을 갖추기 위해 배움을 멈추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인간관계의 고민에는 “큰 잘못이 있지 않으면 오래된 지인을 버리지 말라”는 공자의 말로 풀어가고, 무기력을 느끼는 데는 “오늘의 기쁨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전한다.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 (스페퍼니 프레스턴 | 알레)미국 심리학자이자 생태신경과학연구소장인 스테퍼니 광장르엣지 프레스턴이 우리 안에 내재한 공감력과 이타주의, 즉 다정함에 주목하는 책이다. 심리학, 신경과학,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이타주의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 인간의 이타적 행동 속에 존재하는 일정한 규칙을 찾아 나간다.실험에 따르면 어미 쥐들은 새끼를 안전한 보금자리로 옮겨 놓기 위해 복잡한 미로를 파악하거나 전기가 흐르는 격자판을 건너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아가 혈연관계가 없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어린 쥐를 돕는 일에 나선다. 이런 행동을 할 때 쥐들은 먹이나 물, 짝짓기 등의 보상을 얻을 때보다 더 적극적이다. 저자는 이런 이타성이 뇌와 운동계가 관여하는 동물의 본능이자 운동행위라고 말한다. 이타성이 오랜 진화 과정에서 다른 존재의 요구를 인지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이야기한다.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박정훈 | 한겨레출판)플랫폼 노동의 실태와 플랫폼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살피는 책이다.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의 초대위원장이자 7년차 배달라이더인 박정훈이 일터라기보다 총성 대신 ‘띠링 띠링’ 알람 소리가 울리는 전쟁터를 전한다.‘난폭 운전’ ‘딸배(배달노동자를 비하하는 말)’라는 조롱을 받는 배달노동자들은 산업재해를 가장 많이 신청한다. 1위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속한 우아한청년들, 2위는 쿠팡이었다. 7위에 쿠팡물류센터, 9위에 또 다른 배달 앱 쿠팡이츠가 이름을 올렸다. 저자도 초보 라이더 시절 사고를 몇 차례 당했는데, 이는 미숙함에서 비롯했다. 우선 라이더들 스스로가 작업장인 도로를 잘 모르기도 하고, 작업 도구인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다룰 줄 몰라서 생기는 사고도 있지만, 반복되는 배달라이더 사고의 근원에는 이윤을 위해 라이더를 무한히 축적하려는 배달플랫폼의 욕망이 있다. 음식점이 배달노동자를 직접고용하던 때와 달리, 배달플랫폼에 가입한 라이더들은 근무시간 내내 대기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해진 근무시간 자체가 없다. AI 알고리즘만이 알 수 있는 정보에 기반해서 배달료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라이더는 자신이 수행하는 노동의 대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저자는 이를 “알고리즘이 설계한 도박판”이라고 꼬집는다. ‘1시간에 3건 이상 배달하면 5000원, 일주일에 275건 이상 배달하면 65만 원 지급’과 같은 조건을 내건 프로모션들도 임금의 변동성을 증폭시켜 라이더가 자신의 노동을 통제하기 어렵게 만든다.어린 왕자, 영원이 된 순간 (생텍쥐페리 | 위즈덤하우스)‘어린왕자’의 프랑스어 초판을 출간한 갈리마르 출판사가 출간 80주년을 기념한 셍텍쥐페리의 작가론을 담은 책이다. 뉴욕 모건도서관·박물관이 소장한 대중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친필 원고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퍼진 여러 기관과 개인 수집가들의 소장품 350여 점을 수록했다.사람들이 어린왕자의 초상화로 믿고 있는 어린왕자가 옥색과 붉은 색 망토를 입은 모습의 그림은 초판에 수록돼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또 작가가 어린왕자의 모습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수많은 준비 노트와 소묘, 습작도 담겼다. 어린왕자에 등장 하는 ‘가시 돋은 장미’는 작가와 부인 콘수엘로의 원만하지 않았던 실제 삶을 반영한다. ‘어린 왕자’라는 캐릭터와 작가 생텍쥐페리를 동일 인물로 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작가는 《어린 왕자》를 쓰면서 가장 단순하고도 적확한 방식으로 자신의 진실을 담으려 했고, 작품을 구성하는 작은 요소에도 자신의 의도를 부여했다. 그러므로 어린 왕자를 만난다는 것은 결국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걸었던 다채로운 창작의 길을 따라가면서 그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진실에, 진심에 다가가는 것이다.감정 문해력 수업 (유승민 | 웨일북)인지언어학을 공부한 방송국 르포 프로그램 제작자가 대화에 담긴 문해력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모호한 말들에 감춰진 심리를 선명하게 간파하는 34가지 방법을 알려 준다.저자는 흔히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눈치 보는 행위’가 상대의 마음을 읽어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이끄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문해력이란 글을 해석하는 힘일 뿐 아니라 말을 적확하게 이해하는 도구다. ‘눈치’ ‘침묵’ ‘반어법’ 같은 말의 기술들을 공부하면 누구나 ‘감정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 책을 통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이런 도구들의 원리를 알고 올바르게 표현한다면 관계, 소통, 심리 등 다양한 상황에서 겪었던 수많은 문제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1부에서는 한국식 말 문화의 특징인 ‘눈치’가 사실은 가치중립적인 개념임을 밝히며, 침묵, 눈빛, 암묵지 등 대화의 맥락, 상황, 뉘앙스를 파악하는 데 필수로 갖춰야 할 여러 요소들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분위기를 읽어 상황을 주도하고 적절한 리액션으로 인간관계를 유연하게 하는 팁을 담았다. 3부에서는 갈수록 냉소적으로 변하는 우리 사회에서 감정 문해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세뇌의 심리학 (요스트 A. M. 메이를로 | 에코리브르)네덜란드의 정신분석학자인 저자가 고문, 세뇌와 같은 극심한 압박이 인간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책이다.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1956년에 출간되었다. 주로 중국 전체주의와 나치의 사고 통제, 정신적 살해, 세뇌 등을 다룬다. ‘세뇌(brainwashing)’는 중국어 洗腦에서 유래한 말로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을 수동적인 공산당 추종자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사상 주입, 전향, 자기고발을 이용하는 의식을 뜻한다.사회 문제로 대두한 가스라이팅도 세뇌의 한 범주다. 가스라이팅이란 거부, 반박, 전환, 경시, 망각, 부인 등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전쟁 때 프랭크 H. 슈와블 광장르엣지 대령은 중국 공산군에 포로로 잡혔다. 심한 심리적 압박과 신체적 학대가 몇 달 동안 이어진 끝에, 그는 미국이 적에 대한 세균전을 펼쳤다는 ‘자백’ 기록에 서명했다. 귀국 후 “말은 제가 했지만, 생각은 그 사람들의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거짓말인 것을 알면서도 앉아서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글을 쓸 수 있는지, 이것이 제가 설명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고 이야기한다. 또 사이비 종교에서도 신도들을 묶어두는 방편으로 ‘세뇌’ 기술을 사용한다.에픽테토스 강의 1·2 (에픽테토스 | 그린비)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함께 ‘후기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에픽테토스의 강의를 모은 책이다. 노예 출신 철학자였지만, 아우렐리우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그리스의 해안 도시 니코폴리스에서 가르침을 전하던 에픽테토스의 열렬한 수강생, 아리아노스가 기록한 것으로 총 8권이었으나 현재는 4권만이 전해진다.노예로 태어나 여러 가혹한 외적 조건을 겪어 낸 에픽테토스는 오히려 그러한 경험들로 인해 물질적 풍요함을 누리는 사람들의 무능력을 비판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위엄과 자존심, 마음의 평정을 가르칠 수 있었다. 또한 가족이 없었던 그에게는 모든 인간이 가족이었고, 이러한 모습에서 가족과 국가를 초월해서 보편적 질서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스토아학파의 코스모폴리탄적인 사고를 찾아낼 수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문체의 양식과 표현의 독특한 형태를 통해 스토아 철학이 다루는 중요한 문제이자 개념들인 인간, 신, 이성, 섭리, 자연, 자유, 행복에 관한 생각을 보여준다.[경제/경영]엣지, 한 끗의 차이를 만드는 내 안의 힘 (로라 후앙 | 세계사)타고난 재능이 없더라도 어렵고 중요한 상황에서 스스로 유리한 위치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민자의 딸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된 자란 후앙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불이익을 숱하게 겪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미국 경영학계에서 주목받는 학자로서, 젊은 나이에 미국 내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노스이스턴대학교의 석좌교수가 될 만큼 본인만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저자는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미묘한 인식을 발견해 이를 적절하게 바로잡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 EDGE로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엣지는 Enrich / Delight / Guide / Effort의 첫머리를 연결한 단어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여 불리한 상황을 개선하고(E), 나를 평가하거나 나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선사함으로써(D), 타인 스스로 나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편견을 없애도록 이끄는(G) 것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쌓아나가기 위해 나 자신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거짓없이 스스로를 내보이려는 노력(E)가 필요하다는 것이 EDGE의 핵심 개념이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 갇혀 그것에 맞춰 살아가려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나의 길은 내가 개척해나간다는 자기 주도적인 선택과 행동이 진정한 엣지를 선사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표류하는 세계 (스콧 갤러웨이 | 리더스북)《거대한 가속》, 《플랫폼 제국의 미래》 의 저자이자 경영사상가인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가 표류하는 미국과 허물어지는 세계 질서에 관한 통찰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지난 100년간 역사의 변곡점마다 미국은 분명한 선택을 해왔으며, 이번 선택에 향후 30년 모든 판도가 갈릴 것이라고 단언한다. 위기의 본질과 정치경제적 현안을 100개의 인포그래픽으로 설명한다.저자는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브랜드, 혁신과 투자로 완성된 시장자본주의와 세계화, 중산층의 번영은 지금의 미국을 만든 동력이었지만, 이제 그 ‘세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엄청난 번영은 소수에게만 돌아갔고,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며, 기술 발전은 또 다른 소외를 불러왔다. 양극화되었고 계층사다리는 실종되었다. 암울한 상황을 두고 저자는 불황은 더 큰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민자들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도전은 혁신의 광풍을 불러올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혁신과 다양성의 회복, 사회 안전망의 강화와 부패 척결, 새로운 소통 등 기술, 경제, 정책이라는 다양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말랑말랑 생각법 (한명수 | 김영사)우아한형제들 CCO 한명수가 인생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창의력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뿐 아니라 한글 서체 개발에서 우아한형제들 조직 문화 개선까지 책임지고 일해온 한명수 CCO(Chief Creative Officer)의 업력과 공력을 담았다.저자는 유연하게 사는 데도 조직의 ‘구린 공기’를 바꾸는 데도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견고한 껍데기를 벗겨내고(1부), 겉과 속을 넘나들며(2부), 본질에 파고들어 집중하며(3부), 태어날 때부터 우리 안에 있었던 창의성의 씨앗을 깨우는(4부)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일상과 일터의 재미를 찾는 여정과 같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말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실제로 존재하도록 만드는 능력”을 창의력이라 정의한다. 집단창작을 만드는 팁으로 “‘보고’ 말고 ‘공유’하자. 누군가에게 보고할 때 기본적으로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흠 잡히지 않으려 그럴싸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물론 그런 보고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은 완성된 결론과 목차가 아니라 거칠고 불완전한 맥락에 숨어 있기 마련이다.”고 이야기한다.콜드 스타트 (앤드루 첸 | 알에이치코리아)신상품을 팔기 위해 ‘네트워크의 힘’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책이다. 우버에서 성장 팀을 이끈 임원, 스타트업 투자자로 활동해온 앤드루 첸이 슬랙, 트위치, 줌, 드롭박스, 우버, 틴더, 에어비앤비,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마이크로소프트 등 성공한 기업 CEO 및 직원들과 광장르엣지 100회 이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목은 추운 날 자동차 시동을 걸기 어려운 데서 말을 따왔다.저자는 신상품이 0에서 시작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길을 ‘네트워크 효과 5단계’로 정리해 제시하고, 구체적인 기업 성공 사례를 단계마다 소개한다. 어떤 상품에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바로 ‘콜드 스타트’다. 콜드 스타트 문제는 신상품이 사용자 없는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을 뜻한다. 새로운 영상 공유 앱이 출시되었는데 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면 사용자들은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콜드 스타트 문제를 해결하려면 올바른 사용자와 콘텐츠가 동일한 시간, 동일한 네트워크에 있어야 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든 초반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콜드 스타트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과학]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빌 슈트 | 아날로그)동물학자인 저자가 생명의 중추 기관인 심장을 설명하는 책이다. 자연계에는 수많은 형태의 심장이 존재하며, 어떤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같은 “심장” 없이도 잘 살아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인 흰긴수염고래의 심장부터 추운 겨울에는 스스로 얼어붙어 혹한을 견디는 심장, 그리고 투명하거나 푸른색 피를 지닌 동물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의 심장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놀라운 심장과 순환계를 두루 소개한다.오징어는 심장이 세 개다. 벌새의 심장은 1분에 1260회 뛴다. 송장개구리 심장은 겨울엔 얼었다가 봄에 다시 녹아 맥동한다. 열대어 제브라다니오의 심장은 20% 잘려나가도 완전히 복구된다. 미얀마 비단뱀은 심장을 크게 키울 수 있다. 심장이 뿜어내는 피 색깔도 제각각. 남극빙어는 투명, 투구게는 파랑이다. 혈액형에 대한 지식도 없던 시절에 행해졌던 수혈의 사례나, 진화론의 아버지인 찰스 다윈의 사인을 둘러싼 학계의 불꽃 튀는 논쟁, 심장을 가르지 않고도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발명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이야기 등을 담았다.과학의 반쪽사 (제임스 포스켓 | 블랙피쉬)워릭 대학교에서 과학기술사를 연구하는 제임스 포스켓이 역사에서 누락된 아시아,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 과학자들을 조명하는 책이다. 과학이 패권을 좌우하기 시작한 15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현재까지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과학을 살펴본다.코페르니쿠스보다 먼저 천동설의 오류를 지적한 이슬람의 천문학자들, 아인슈타인에게 양자역학 연구와 관련된 영감을 준 인도의 물리학자, 말라리아 치료법을 발견한 아프리카 노예 출신 식물학자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태평양 원주민이 조개껍데기와 식물로 만든 지도, 흑인 과학자의 화려한 초상, 아시아 고서에 실린 동식물 삽화 등 다채롭고 이국적인 사진과 그림들도 실었다. 과학계에서 중국이 얼마나 경쟁적인 우위를 점하며 그 기술로 자국민 포함 소수민족을 어떻게 감시하고 있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며 폭로하기도 한다.물질의 재발견 (정세영,박용섭,양범정,최형준,최형순,신용일,김튼튼,고재현,한정훈,김기덕,박성찬 | 김영사)금속, 자석, 유리처럼 너무나 흔하고 평범한 물질에서부터 많이 들어봤지만 설명하기는 어려운 반도체와 부도체,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물리학의 두 난제 초전도체와 암흑물질까지, 11가지 물질에 관한 물리학을 설명하는 책이다. 물리학자 11명이 뜻을 모아 물질 발견과 발명의 역사, 그리고 최첨단 물질물리학과 산업의 이모저모를 들려준다.다루는 물질들은 구리, 반도체, 부도체, 흑연, 유리, 액체, 기체, 빛, 자석처럼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고 실생활의 도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또는 물질의 상태)이다. 흑연과 다이아몬드에서 그래핀까지 이어지는 탄소 물질의 끝없는 다채로움에 관해 이야기한다. 초전도체의 원리부터 고온 초전도체 발견의 역사, 성질, 남은 과제까지 상온 초전도체를 향한 20세기 물리학의 꿈과 계속되는 도전에 관해 차근차근 풀어낸다. 물질의 독특한 양자역학적 성질의 발현을 보고 싶다면 물질의 온도를 절대영도 근방까지 낮춰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흔하디흔한 액체는 양자 액체가, 기체는 양자 기체로 변신한다.[예술/문화]이교도 미술 (이선 도일 화이트 | 미술문화)부정적 함의를 가진 용어에서 정체성을 규정하는 용어로 사용되기까지 이교 개념의 다양한 변천사를 미술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이다. 세심하게 선별된 화려하고 독특한 도판들을 통해 이교도의 예술과 종교의식, 상징적인 물건 등에 초점을 맞춰 이교도 문화를 더욱 명확하고 깊이 있게 소개한다.초기 기독교도들은 자신들의 신을 제외한 모든 신들을 가짜 신, 즉 신을 가장한 악마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기독교와 유대교를 제외한 다른 모든 종교를 믿는 자들을 개종해야 하는 존재로 보았고, 이들을 통틀어 ‘이교도’라고 불렀다. 그러던 와중에 이탈리아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이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 새로운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고대 세계에 대해 점증하는 예술적 관심은 과거의 태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된다. 이교도를 관통하는 세 가지 요소로는 다신론, 자연과의 관계, 마법과 점괘가 있다. 강, 호수, 샘, 나무, 바위, 산 등은 정령들과 신들 혹은 이런 존재의 화신들이 머무르는 성스러운 장소로 여겨졌다.안도 다다오, 건축을 살다 (미야케 리이치 | 사람의집)일본의 건축가와 작품들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비평해 온 건축사가 미야케 리이치가 고졸에 독학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수퍼스타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관해 쓴 평전이다. 저자는 그의 성장에서 현재에 이르는 건축 경력을 토지나 사람들과의 관계 방식을 축으로 삼아 논한다.저자는 일본의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그리고 베네치아와 제주도까지 그의 건축을 찾아다녔으며, 안도 다다오에게도 자세한 뒷이야기를 계속하여 물었다. 무엇보다 그의 성장기부터 현재까지를 동시대적 배경과 함께 더듬으면서 주택, 상업 시설, 교회와 사찰, 학교와 도서관, 뮤지엄과 극장 등 다양한 건축 광장르엣지 작품과 사회 운동가로서 안도의 환경/문화 프로젝트를 정밀하게 파헤친다. 여든을 넘어서도 안도는 무척 바쁘다. 보통은 사무소에서 하는 설계 활동, 국내외 강연 활동, 그리고 나무 심기로 대표되는 자원봉사 활동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어린이/청소년]별은 깊은 밤의 눈동자 (지미 리아오 | 오늘책)대만에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붐을 일으킨 작가 지미 리아오가 불안과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다.한 아이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는다.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고 아이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떠들썩했던 학교는 점점 조용해진다. 아이는 친구와 재미있게 놀았던 날, 싸웠던 날, 화가 나 괴롭힌 날, 야구를 한 날, 풍선을 바라본 날들을 떠올린다. 그 평범한 날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그립고 아쉽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이는 그리움 속에서 구름 위로 날아올라 어린 시절 친구들과 만난다. 아이는 과거의 좋았던 추억과 좋지 않았던 추억 모두 반짝이는 걸 본다. (대상: 어른그림책)코딱지 코지의 벚꽃 소풍 (허정윤 | 웅진주니어)봄이 오기만을 기다린 코딱지 코지가 벚꽃 소풍을 가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이다. ‘나는야 코딱지 코지’, ‘코딱지 코지의 콧구멍 탈출 작전’ 등 ‘코딱지’를 소재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들어온 허정윤 작가가 봄의 정취와 가족의 화목함을 이야기한다. 작가가 핀셋으로 꽃잎을 한 장 한 장 붙여 벚꽃을 만들었다. 작가가 다양한 머리 스타일, 체형, 표정의 코딱지들을 점토로 만들었다.코지와 코비는 난생처음 다스한 봄기운에 흠뻑 빠져들었다. 드디어 벚꽃 소풍을 가기로 한 날, 코딱지들은 아침부터 소풍 갈 준비로 분주하다. 부랴부랴 간식이며 물까지 신나게 챙겨 들고 소풍을 떠나려는 순간, 코지는 감기에 걸려 같이 가지 못하는 할머니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아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길은 이미 벚꽃을 보러 나온 코딱지들로 엄청 붐비고 있었다. 한 발짝 떼기도 어려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하던 찰나, 코지와 코비, 삼촌은 뿔뿔이 흩어지면서 코코를 잃어버리고 만다. 코코를 찾아 헤매던 코딱지 가족들은 코코를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앞이 깜깜해지는데…. (대상“ 4~7세)만약에 내가 (장덕현 | 풀빛)‘정의로운 사회’, ‘모두가 존중받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인권 그림책이다. 독재자 왕, 명령에 복종하는 병사, 핍박받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의 입장을 입체적으로 생각하도록 돕는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에서 일한 장덕현 작가가 글을, ‘팥죽 할멈과 호랑이’ 등으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두 번 받은 윤미숙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황금빛 왕관을 쓴 왕은 고압적 자세로 명령한다.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왕은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피란민을 쫓아낸다. “다른 나라 전쟁은 우리와 상관없다.” 이어 발이 큰 사람과 장애인, 노인을 몰아낸다. “우리와 다르고 일을 못하니 쓸모가 없다”. 주인공은 피난민도, 장애인도, 노인도 아니었기에 잠자코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병사들이 주인공을 잡으러 왔다. 그제야 주인공은 자신을 위해 목소리 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상: 1~2학년)할머니의 뜰에서 (조던 스콧, 시드니 스미스 | 책읽는곰)《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의 캐나다 시인 조던 스콧과 그림책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함께 만든 책이다. 일상을 통해 삶의 마지막을 앞둔 할머니와 생명력을 돌려주고 싶은 아이의 사랑을 그렸다. 시적인 비유와 상징, 서정적 그림이 어우러진다.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아이는 아침마다 할머니가 좁은 부엌을 오가며 춤추듯 차려내는 아침을 먹고 함께 학교에 간다. 할머니가 풀이 무성한 텃밭을 가꿀 때면 곁에서 거들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이면 함께 지렁이를 주워 모아 텃밭에 생명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아이와 할머니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눈빛, 손짓, 웃음이면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주고받기에 충분하다. (대상: 4~7세)백 살이 되면 (황인찬 | 사계절)황인찬 시인의 2021년 현대문학상 수상작 중 한 편의 시, ‘백 살이 되면’을 담은 그림책이다. 몹시 피로한 일상에서 따듯하고 긴 휴식을 마치기까지, 한 편의 이미지 서사가 평화로이 흘러간다. 흘러가면서 문득문득 한없이 평온해진 자의 귀여움과 반짝거림이 드러난다. 오래 머물고 싶도록 위로가 되는 그림책이다.“백 살이 되면 좋겠다” 그림책의 첫 문장이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다” 시작은 아슬아슬하다. 누군가는 죽음을 연상할지도 모를 과감한 문장들이 성큼 다가온다. 시의 문장들은 그 뒤로도 망설임 없이 담백한 마음을 전한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물방울이 풀잎을 구르는 소리” “젖은 참새가 몸을 터는 소리” “이불 속에서 듣다가 나무가 된다면 좋겠다” 푹신한 이불 속에서 몸 한번 일으키지 않고 귀만 열어놓고 빛의 온기를 듬뿍 받는 휴식. 깊은 휴식의 끝은 여전히 한낮이고, 부드러운 오후의 빛 속에서 온 가족이 내 침대를 둘러싸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누군가 잘 쉬었냐고,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웃으면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답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대상: 일반)#여성시, #휴먼소설, #수학소설, #해나개즈비, #재난소설, #43, #장애인운동, #러시아지정학, #자폐, #이타주의, #플랫폼노동, #어린왕자, #세뇌심리학, #에픽테토스, #성공학, #창의력, #과학사, #물질물리학, #이교도, #안도다다오, #코닥지코지, #어른그림책, #인권그림책, #죽음그림책, 광장르엣지 #신간브리핑, #추천도서, #리더스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