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반려가전 소통하는 음성인식 AI 보급 늘면서 관심 급증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발간한 보고서 표지 (사진=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기의 대중화 가능성’이라는 보고서에서 '반려가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관심이 모아진다.반려가전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20년 초 쯤이다. 당시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자식 성인용품'을 순화해 부르는 반려가전 용어로 사용됐다. 지난해 여성 섹스토이숍 유포리아에서 '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라는 제목의 도서를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이후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반려가전'이라는 용어의 의미가 새로워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반려동물처럼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AI 스피커로 반려가전 대별되는 AI 챗봇과 가전제품, 나아가서는 휴머노이드봇 등이 이에 해당한다.보고서를 작성한 KISDI의 한은영 연구위원도 인공지능 스피커 보급이 늘면서 독거노인과 소통을 주제로 한 언론보도에 이 용어가 등장했던 것 같다며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처럼 인간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족이나 친구 같은 정서적 유대를 느끼는 대상으로서의 반려가전 가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KISDI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SKT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LG유플러스의 '클로바', 아마존 '에코'등을 조사지 예시로 삼아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2만 2414가구에 접촉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이 가운데 4236가구에서 만 13세 이상 68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종합해 담았다.보고서에 따르면 음성인식 반려가전 AI기기 보급률은 2018년 3.1%에서 2021년 14.7%까지 늘었다. 보급률은 두 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독신가구보다는 구성원이 많을수록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지난해 30대와 40대가 각각 26.2%와 24.2%를 기록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령일수록 보급률은 낮게 나왔다. 특히 60대와 70대는 반려가전 6.9%와 2.3%에 불과했다.다만 음성인식 AI기기를 한번이라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 사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거의 매일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평균 32%에 달했다. 30대는 24.7%에 불과했으나 고령층으로 갈수록 비율이 높아져 70대 이상에서는 62.5%에 달했다.이같은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면 고령층이나 독신가구는 아직 음성인식 반려가전 AI 기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나 한번이라도 사용해 본 이후에는 계속 이용하려는 경향이 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KISDI도 이런 점에 주목해 고령층 독신가구를 대상으로 음성인식 AI 기기 보급을 늘리면 반려가전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안했다.한은영 연구위원은 반려가전 말벗기능이나 돌봄기능 등에 대한 데이터가 나와있지 않아 반려가전이라는 용어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AI 가전은 이미 인간과의 소통과 교감을 강조하고 있어 조만간 반려동물 이상의 유대감을 갖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한편 KISDI는 보고서에서 정보보안 및 프라이버시 문제를 음성인식 AI 기기 반려가전 대중화를 위한 선결과제로 꼽았다.